부모님의 나이차이는 9살이다. 개월 수까지 따지면 10년 차이다. 38년생 옛날 분인 아버지가 29살이다. 그러면 어머니는 19살의 꽃다운 나이에 결혼했다. 10년 차이의 사연은 이렇다.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경북 예천 장터에서 만났다. 둘이 막걸리를 마시다가 거나하게 취했다. 술자리가 아버지의 할아버지 집으로까지 이어졌다. 대접을 잘 받은 외할아버지가 가족 이야기를 하다 할아버지가 장가를 못간 노총각 얘기를 꺼냈고 외할아버지가 술김에 “그럼 우리 외 손주를 줌세!” 하여 결혼이 성사되었다.
막걸리가 주는 취기에 나이 계산을 깜빡했다. 더군다나 두 분은 갱상도 싸나이였다. 싸나이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했다. 부모님 부부싸움의 래퍼토리는 늘 서로 속아서 결혼하였다이다. 누가 누구를 속였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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