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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운구슬-명주(明珠)
에세이(경험글)

신종플루와 코로나 19 체험기

by 명주(明珠) 2024. 8. 24.

(신종플루)
춥고 떨리는 증상과 함께 머리가 깨질듯이 2일 내내 아팠다. 타이레놀 2개씩 2시간 간격으로 세 번을 먹어도 차도가 없다. 태어나서 이렇게 머리가 아파 본 적은 없었다. 타미플루를 복용하니 속이 메스껍고 심장이 빨리뛰었다. 안방에 격리된지 4일 만에 증상이 완화되었다. 신종플루에 걸려서 죽음의 공포에 휩싸였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바이러스는 1억에서 100억분의 1의 크기로 전자 현미경을 통해서만 본다. 과학자들은 생물이냐 무생물이냐 분류의 논란이 많다.  이유는 스스로는 살아갈 수 없고 반드시 세포 속에 들어가야만 자신을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포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물만난 물고기 마냥 하루에 천육백만개씪 복제한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무섭다. 더무서운 것은 바이러스가 정상세포의 유전 명령체계인 DNA를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동하도록 한다. 컴퓨터 바이러스와 유사하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정인 프로그램이 자동하지 않도록 다운시킨다. 우리 몸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장상적인 세포의 DNA활동을 멈추게 하고 바이러스 자신과 똑같은 종족을 만들어 내는데(복제) 모든 힘을 쏟는다. 우리 몸의 세포는 땅과 공중에 떠도는 수많은 세균들이 침투하면 방어한다. 면역체계 때문에 하루하루 순간순간 살아간다. 바이러스는 이 기능을 못하도록 명령체계를 망가뜨린다.

문제는 이렇게 빠르게 우리 몸을 점령하는 바이러스를 잡을 약도 방법도 없다. 그저 예방이 최선이다.
코로나 19, 실종플루 이외에 흑사평, 소아마비, 천연두, 홍역, 독감, 신종플루, 에이즈, 싸스, 모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코로나19)
코로나19 증세가 약화되었다. 나도 자가 키트 두 줄이 나오면 합법적으로 일주일 쉴 수 있다는 욕심이 생겼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 교실에서 뒤에 있는 친구가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 아들도 어쩔 수 없이 걸려 왔다. 아들은 처음에는 자가 키트에 한 줄 나와서 일반 감기 인가 보다 했는데 점점 상태가 심상치 않게 되었고 다시 하자 두 줄이 선명하게 나왔다. 가족들이 모두 조심했는데 3-4일이 못 가 모두 다 자가 키트 한 줄에서 두 줄로 바뀌었다. 딸과 아내 순서다.

나도 걸리는 건 시간문제이다.  그런데 나만 두 줄이 안 나온다. 하루, 이틀, 사흘 계속 한 줄만 나왔다. 아침 저녁으로 해 봐도 한 줄이었다. 자가키트 검사 방법이 잘못되었나 하여 매뉴얼을 자세히 읽었다. 사전에 코도 세 번 풀고, 코 깊숙이 양쪽 3번이었는데 10번까지 코피가 날 직전까지 후볐다. 용액 묻은 솜뭉치를 한 방울도 안 남기고 꾹꾹 짜서 키트에 떨구었다. 그래도 한 줄이다. 3일 차에는 검사한 자가 키트를 전등 가까이 대고 비스듬하기 기울여 자세하게 보았다. 한 줄이 겨우 보일 듯 말 듯하다.

보건소는 자가 키트 두 줄이 확실히 나온 걸 가져가야 pcr 검사를 무료로 한다. 딸이 나온걸 들고 가 검사 받으려다 양심이 찔렸다. 한번에 6천 원하는 자가키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들은 약도 안 먹고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걸 보니 나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들었다. 그런데 두 줄이 안 나온다.

드디어 4일째 일요일 확실한 신호가 왔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자가 키트를 했다. 3 방울 중 첫 방에 두 줄이 선명하게 나왔다. 자가 키트를 로또 당첨 용지처럼 소중히 봉지에 넣어 보건소로 갔다. 일요일은 12시까지만 운영해서 헛걸음했다. 다음 날 다시 보건소에 가서 pcr검사하고 그 다음날 확진 판정과 격리 통지를 받고 일주일 쉬게 되었다.

독감 보다는 약한 듯한데 문제는 끈질겼다. 3일 지나자 근육통, 오한은 다 나은 것 같은데 밤이 되면 머리 깊숙한 곳이 지끈지끈 아파 왔다. 3일 동안 둔탁한 두통은 계속되었다.  7일을 쉬나 했는데 7일을 누워 투병해야 했다. 후유증도 있었다. 몇 일은 구름 위에 붕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두 줄 인생보다는 한 줄 인생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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