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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운구슬-명주(明珠)
에세이(경험글)

아버지 혈액형의 비밀

by 명주(明珠) 2024. 8. 24.

아버지는 38년 생이다. 뇌졸증으로 입원해 계신 아버님에게 새벽녘 수혈을 두 팩했다. 혹시 수혈 대상이 바뀔까봐 간호사님 두 분이 이름과 혈액형을 꼼꼼이 대조하고 확인했다. 희미한 취침등 사이로 보일듯 말듯 찍혀 있는 혈액형은 B형이었다.
우리 가족들이 그리고 내가 일평생 알아 왔던 아버님의 혈액형은 O형이다. 나는 B형 어머니 B형 여동생 두 명 O형이었다. 아버지O형 그런데 아버님에게 B형 혈액형 수혈 했다. 다음날 두 여동생에게 전화 해 혈액형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둘 다 O형 동생들도 아버지 혈액형이 O형으로 알고 있었다. 결론은 나만 친 자식이고 여동생은 주워왔거나 혹시 출생의 비밀이 있지않을까 하는 의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여동생들에게도 굴다리 밑 출신일 수 있다고 문자 보냈다. 간호사님에게 위의 사실을 털어놓고 아버님의 혈액형을 다시 한 번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간호사님들도 꾀나 놀라는 눈치였다. 과거 기록을 검색한 결과 2009년부터 아버지의 혈액형은 계속 B형이 틀림없다고 했다. 그리고 과거 군대에서 잘못 측정한 정보를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했다. 만약 아버지가 O형인데 B형을 잘못 수혈했으면 벌써 쇼크가 왔을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쇼크가 안왔지만 우리들 마음에는 쇼크가 왔다. 평생 같은 핏줄인 줄 알았는데 피가 달라? 지금와서 가족된 거 무를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네이버에 물어봤다. 둘다 B형인 부모에게서 O형이 나올 수 있다. 두 분이 BO형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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