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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운구슬-명주(明珠)
에세이(경험글)

아파트 현관에서 쥐와의 조우

by 명주(明珠) 2024. 8. 24.

나는 아파트 4층에 산다. 평생 쥐를 만날 일은 없다.
 
그런데 만났다. 우리 아파트는 지하 1층은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각 동으로 나가는 출입문이 있고 출입문을 지나 지하 1층 엘리베이터까지는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여름 장마철에 지하 1층 복도에 습기가 차자 문을 열어 두었다. 그 열어 놓은 문으로 생쥐가 들어왔다.
 
아침에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를 빼 1층 야외 주차장으로 옮겨 짐을 실을 일이 생겼다. 지하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복도에 발을 딛는 순간 생쥐와 마주쳤다. 서로 기겁하며 놀랐다. 생쥐는 어쩔 줄 몰라하며 반대쪽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반대쪽 벽에 머리를 몇 번 부딪히더니 도망갈 곳이 없다고 여긴 생쥐는 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로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간 후 나는 지하 주차장 차로 향했다. 당연히 생쥐는 지하 1층 복도를 빙빙 돌다 열린 바깥문으로 나갔겠거니 생각했다. 지하에서 1층 주차장에 차를 올려 1층 야외 주차장에 주차하고 1층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지하에서 올라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생쥐와 다시 한번 부딪혔다. 지하 1층 복도에서 생쥐는 빙글빙글 돌다 엘리베이터에 탔다. 또 한 번 우리는 조금 전보다 더 소스라치게 놀랐다. 생쥐는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1층 복도를 빙빙 돌고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에 빛보다 빠르게 올라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 1시간 후에 1층으로 내려가니 생쥐는 1층 문으로 나가고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을 열 때마다 생쥐가 튀어나올까 봐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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