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 시대이다. 나같이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에게 가장 좋은 점은 문자로 의사전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타이다. 자판에 모음은 “ㅡ ,ㅣ” 두 개 밖에 없고 “.” 마침표 한 개와 조합하여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오타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윗 사람에게 보낼 때는 메모장에 문장을 미리 작성했다가 붙여넣기를 하기도 한다. 윗 사람에게 대답 “네”를 잘못 쳐서 “너”라고 쳤다가 불경죄에 걸리기도 한다.
요즈음은 전자 결재 시대가 되어서 종이 서류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 몇 년 전만 해도 새해가 되면 서류철 30개를 다시 만든다. 서류철 앞면과 옆면에는 서류명을 붙이고 겉에는 잘 떨어지지 말라고 테이핑 작업을 한다. 물론 서류철 명의 글자는 10미터에서도 볼 수 있는 큰 글자이다. 그런데 “000철”의 “철”이 오타가 나서 “찰”로 했다. 눈뜬 봉사이지 이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테이핑 작업이 다 끝나고 서류장에 30개를 나란히 꼽아 놓고 나서야 발견했다.30개 철에 오타 난 글자를 뜯어내느라 진땀을 뺐다.
어떤 분은 스마트폰 자판이 안 보여 축의금을 10만원 보낸다는 것이100만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 실수를 팻 핑거라고 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를 운영한다. 지금까지 2,300건에 29억원 반환을 도왔다고 한다. 얼 마 전 전대통령이 현야당 대표를 사이코패스라고 비방한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고양이가 눌렀답니다. 그래서 팻 핑거라는 말이 나왔답니다. 경남 남해에서 금리 10%의 적금 10억원만 창구에서 판매하려고 했던 걸 직원이 버튼을 잘못 눌러서 온라인으로 전환해 파는 바람에 순식간에 1,000억원이 팔렸답니다. 지금까지 해지는 40%만 했답니다.
캠브릿지 대학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인간은 첫 번째 글자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는 것만 중요하게 여기고 나머지 글자들은 엉망진창의 순서대로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 하나 읽는 것이 아니고 단어를 뭉텅이로 인식한다고 한다. 그래서 퇴고 시 오타를 찾으려면 맥락 중심으로 글을 읽기보다는 글자 하나 하나 뜯어서 검토 해 보는 것도 오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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