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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운구슬-명주(明珠)
에세이(경험글)

영화 로크 감상기

by 명주(明珠) 2024. 12. 15.

영화 록크는 공사감독관 주인공 이름이다. 로크(톰 하디)는 아들 에디와 션 그리고 부인 베산이  있다.  

로크는  직장에서   다음 날  새벽 5시에 34k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이는 55층 빌딩 기초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준비를   남겨 두고 집으로 퇴근하는 중이다. 이들은 함께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자기들이 지지하는 팀을 응원하기로되어 있었다. 가족들은 소시지를 구워 먹으며  맥주를 함께 마실계획이었고 응원복장까지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로크는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출근하여 다음 날 있을 콘크리트 타설 준비를 해야 했다.

유럽 최고의 건물 기초 타설이어서 믹스차량이 218대가 제시간에 와야 한다. 규모가 커서 경찰에게 요청하여 도로통제가 사전에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 일은 미국 본사의 회장까지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일이다. 믹스 콘크리트는 반드시 C6여야 한다.  218대 분량의 C6가 단 한 대라도 C5로  바뀌어  들어가 1Cm의 틈이라도 생기면 건물은 무너지기 때문에 로크는 218대를 철저히 검사해야 했다.

영화는 이런 중요한 일들을 남겨 둔 주인공 남자가 퇴근하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의 방향은 집이 아니다. 그의 직장에서 차로 1시간 30분 떨어진 병원이다. 수녀가 간호원인 걸 보면 미혼모가 보호를 받으며 출산도 도와주는 시설 같은 병원이다. 로크가 이 병원을 가는 이유는 오래전 출장 갔다가 와인 2병을 마시고 술기운에 43살의 늙은 회사 여직원과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녀가 임신을 했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아이를 낳으려다  2달 일찍 양수가 터지고 탯줄이 아이 목에 감겨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보호해줄 사람을 찾다가 도움 요청  전화를 로크에게 걸었기 때문이다.

과거 로크의 출생도 그 태어날 아이와 비슷한 처지였었다. 그런데 자신의 아버지는  그 상황을 피하고 도망쳤다. 로크는 아버지와 자기는 다르다고 하면서 병원을 향한다. 병원으로 가는 1시간 30분 사이에  로크는  부인에게 불륜 사실을 털어놓았고, 직장 상사 개러스에게도 털어놓으며 내일 공사 현장에는 가지 못한다고 한다. 부인은  화장실에 들어가 울면서 배신감에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남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직장 상사도 상부에 보고하여 해고 통보를 받는다. 그래도 주인공 남자는 동료 도널에게 전화를 계속 걸어 회사일이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한다. 약해진 거푸집도  평소 알던  업자에게 전화해 부탁하여 해결하고, 도로 통제 허가도 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되었는데 윗선에 직접 전화해 해결한다.

병원에서도 태아가 위험하기도 하고 출산 환경이 안 좋다는 연락이 계속 오는데  록크는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1시간 반 차를 타고 병원 입구에 도착하자 아이는 태어났고 울음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오면서 영화는 끝난다.

모노드라마와 같은 영화다. 아들은 아빠가 못 본 축구경기를 녹화했다고  나중에 보라고 엄마 몰래 전화해준다. 줄산한 미혼모는 사실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무 감정이 남아있지 않는 여자다.

이런 선택을 한 주인공의 동기는 자기는 아버지와 다르고 아이에게 자기가 겪은 불행을 안겨 주지 않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영화의 주제는 사소한  선택이 모든 것을 망친 다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중간에 차 사고로 주인공이 죽나? 병원 가기 전에 다른 등장인물이 나오나? 예측을 했는데 빗나갔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차량 전화기로 대화만 한다. 그러나 이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박진감이 넘친다. 마치 라디오 드라마 듣는 것과 같다.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할 때 24시간 내내 미워할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관심 가질 때도 24시간 내 내 일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니다 순간순간이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이 모두 철저하게 자기의 입장만 생각한다고 여겨졌다. 서로 다른 육체를 가진 두 개의 개체로서 누군가가 남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짐을  지고 삶을 견디느라 바쁘다.   그러니 나를 누군가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고 상처받지 말자 그도 자기 문제로 바쁘다. 직장 상사도 CCTV 같지 않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지 못한다. 그도 자기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 때문에 바쁘다.  주인공 아들은 엄마, 아빠는 헤어질 위기에 처해 있는데 자기는 응원하는 팀이 1대 0으로 지고 있다가 3대 1로 역전하는 것 밖에는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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