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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고운구슬-명주(明珠)
에세이(경험글)

모기와의 전투

by 명주(明珠) 2024. 8. 30.

새벽 03:12분 모기의 무차별 공격이 있었다. 얼굴 오른쪽 턱관절과 중앙 왼쪽 볼 아래 세 군데였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형광등을 켰다. 순간 적은 왼쪽 팔 쪽에 사뿐히 내려앉아 빨대를 꽂았다. 있는 힘껏 오른손으로 내려쳤건만 손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가고 자국만 남았다. 전기 찜질로 모기를 쫓는 홈 매트를 방마다 설치했다. 홈 매트의 원리는 식물의 꽃 부분에 서 추출한 피레트린이란 물질이 냉혈동물인 모기에게는 독성이 강해 신경을 마비시키지만 온혈동물인 사람에게는 무해하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모기는 4,600만 년 전 화석에 발견 할 정도로 오래 종족을 보전해 왔다. 모기는 유충과 성충이 완전히 다르다. 이를 완전변태라 한다. 비행능력은 뛰어나 180도 회전비행이 가능하다. 수 백 개의 감지 센서로 20미터 멀리에서도 이산화탄소 냄새를 맡는다. 시력은 2미터 이내이다. 보통 우리 집에 모기는 10월 달쯤 들어온다. 여름에는 먹을 것이 많은지 들어오지 않다가 밖이 추워지면 찾아 들어온다. 가려움을 완화하는 연고를 바르고 누웠는데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났다. 곤히 자는 아들을 물었다. 귀를 물어서 원숭이 엉덩이처럼 만들어 놨다. 아들은 잠결에 가려운지 계속 귀를 잡아 당겼다. 아들을 홈 매트 가까이에 눕히고 귀에 연고를 떡칠하듯 바르고 모기 재 소탕작전을 폈다. 방 구석구석을 뒤져 천정에 붙은 모기를 처리했다. 유혈이 자국이 화석처럼 남았다. 모기는 72일을 산다. 피를 빠는 것은 배가 고파서가 아니다. 생존을 위해서다. 그것도 암컷만 빤다. 알을 낳기 위해 단백질이 필요하다. 피가 공급원이다. 내가 아들을 홈매트 가까이 돌려 눕히는 마음과 모기도 같은 심정으로 피를 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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