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아침에 거미 한 마리가 높은 나무 위에서 튼튼한 거미줄을
타고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거미는 잔 나뭇가지 사이에 거미줄을 치기 시작했다. 저녁 무렵 거미는 꽤 큰 거미줄을 만들 수 있었다.
거미는 이제 많은 곤충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밤이 되자 거미는 거미줄을 수선하기 위해 다시 한번 거미줄을 타고
내려와 부지런히 실을 뽑았다. 그러다가 문득 위를 쳐다본 거미는 위에
웬 줄 하나가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게 무슨 줄이지?’
거미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줄은 원래 거미가 타고 내려온 줄이었는데도 많은 곤충을 잡자 큰 거미줄에 만족해 있던 거미는 그 줄이 무엇인지를 잊었다. 하찮아 보이는 줄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거미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그 줄을 이빨로 끊어 버렸다.
그 순간 거미는 거미줄과 함께 저 아래 땅바닥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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