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베랴 호수가의 물결은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건만 베드로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예수님을 3번씩이나 부인한 베드로, 모든 것을 버리고 낙향하여 고기 잡는 본업으로 돌아갔지만 빈 그물이었다. 베드로는 부활한 예수님이 나타나 떡과 숯불에 물고기를 손수 구워 아침 조반을 차린 자리에서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베드로는 자기 인생의 불은 스스로 지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힘으로는 물고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함을 절감해야 했다. 예수님이 물고기를 잡게 해 주심으로 153마리를 잡았다. 153마리는 작은 물고기는 세지 않고 큰 물고기만 센 양이다. 이제 베드로는 자기 인생에 숯불마저도 예수님 없이는 지필 수 없다.
조반을 먹은 후에 예수님은 3번 물으신다. 베드로도 그에 세 번 대답한다. 예수님은 다시 세 번 명령하신다. 이를 연결해 본다.
첫째 예수님의 질문“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베드로의 첫 번째 대답은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
예수님이 첫째 명령“내 어린양을 먹이라”
두 번째 예수님의 질문“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의 두 번째 대답은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님의 두 번째 명령“내 양을 치라 ”
세 번째 예수님의 질문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의 세 번째 대답은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세 번째 대답은 베드로가 근심하며 대답했다.
예수님의 두 번째 명령 “내 양을 먹이라 ”
예수님은 베드로를 요한의 아들 시몬이라 부른다. 예수님은 시몬의 이름을 베드로라고 직접 바꾸셨다. 그 이후에 예수님은 베드로를 시몬으로 부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디베랴 호수가에서는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고 부르신다. 이렇게 이름을 세 번 부른 것은 예수님 없이 요한의 아들 시몬으로 살았던 실존을 확인시키신다.
예수님의 사랑 확인의 질문이 세 번에 걸쳐서 이어진다. 세 번은 대제사장의 뜰에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사건을 상기시킨다. 베드로는 세 번 예수님을 저주하며 부인했다. 베드로는 얼마 전까지 자기의 목숨을 바쳐서 예수님을 사랑할 꺼라 확신했다. 베드로의 세 번의 대답을 보면 인간적인 자기 확신이 모두 사라졌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신다고 주님게 모든 것을 넘긴다.
세 번째 질문에서 베드로는 ‘근심하여 대답하되’ 단어의 뜻은 “고통스러워하다. 슬퍼하다. 미치겠다.”라는 뜻이다. 나는 사랑하는 줄 알았고 그 사랑이 변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제는 확신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베드로는 주님 앞에서 나의 자아에서 나오는 자신감은 티끌과 같이 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베드로는 확신 있는 대답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은 아십니다’라고 사랑을 말한다. 베드로의 이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된 사랑이 아니라 주님에게 전적으로 의존한 사랑을 말한다. 이 사랑은 감정에 의해서 수시로 변하는 사랑이 아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사랑고백에 부정적으로 말씀하지 않고 인정하며 양을 먹이라고 명령한다. 베드로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나는 주님을 사랑 다고 한 것인가? 바로 세 번씩이나 부인한 자신을 끝까지 찾아와 사랑한 예수님의 사랑에 근거한다. 베드로는 계속 실패했을지라도 예수님의 집요한 사랑이 베드로를 놓지 않는 믿음에 근거한다. 사랑의 주도권은 예수님께 있다.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이웃 사랑을 말씀한다. 예수님은 베드로 너의 양이 아니라 예수님의 양이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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