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대립
의견 대립이 있었다.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김치에 흰 태가 끼어서 먹지 못하게 되었다. 그 원인이 내가 김치통의 뚜껑을 제대로 닫지 않았기 때문으로 몰아갔다. 나는 그것보다는 김치를 담글 때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이과이고 아내는 문과임을 강조하면서 강하게 나의 잘못이 아님을 소명했다. 정확한 판결은 문헌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젖산균
김치를 발효시키는 젖산균은 산소와 만나면 대부분 죽는다고 한다. 젖산균은 짠맛에 강하고 공기를 싫어하고 저온에 강하다. 온도는 영하 1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내가 무심코 열어놓은 김치 통 속으로 공기가 듬뿍 들어갔고 공기 중의 산소가 이로운 균은 다 죽였을 것이고 부패를 돕는 균의 천국으로 바뀌면서 김치를 먹지 못하게 된 것이다. 100% 내 잘못으로 결론이 났다.
땅은 영하 1도를 유지해 주었다. 발효과정에서 젖산균이 다른 나쁜 균에게 죽지 않게 막았다. 대한민국의 김장 문화는 2013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가 되었다. 딤채는 냉장고 이름이 아니고 김치의 옛날 이름이다. 땅 속의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 바로 김치 냉장고이다. 앞으로 귀찮더라도 김치통 뚜껑 꼭 닫아야겠다.
선조들의 지혜
우리 선조들은 화학의 화자도 몰랐지만 김치 담그는 지혜는 뛰어났다. 어릴 적 제일하기 싫은 심부름은 한겨울에 땅속에 묻어둔 김칫독에서 김치를 꺼내 오는 일이다. 신석기 시대 움집같이 만들어 놓은 곳에 김치 항아리가 뭍여 있었다. 뚜껑을 열면 두꺼운 비닐 속에 김치가 있었고 비닐 입구는 검은 고무줄로 꽁꽁 묶어 두었다. 이것을 풀고 김치를 꺼내는 것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김치를 반 정도 먹은 후에는 항아리 속이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 혹 항아리 안에서 내 손을 무언가가 잡아당길 것 같은 두려움도 들었다. 김치에 소금을 넣는 일, 절인 배추에 속을 넣고 겉에 있는 푸른 배춧잎으로 동여매는 일, 김치를 다 버무린 후에는 반드시 밀봉시키는 일, 그리고 땅속에 묻는 것은 철저하게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다.
김치 담는 순서
배추김치 담는 순서는 배추 다듬기ㅡ 배추 절이기ㅡ절인 배추 씻기ㅡ양념 준비ㅡ소 버무르기ㅡ배추 속 넣기 ㅡ담기 이다.
배추김치에 쓰이는 양념을 “소”라 한다. 들어가는 양념 은 배추, 무우,미나리, 갓, 청각 ,새우젓,마늘,파,소금, 생강,고춧가루, 멸치젓, 표고버섯, 생굴, 생새우 이다.
발효와 부패의 차이
발효와 부패의 차이는 무엇일까? 발효는 인간에게 김치뿐 아니라 빵, 막걸리, 포도와인, 치즈, 식초등을 제공한다. 부패는 먹거리를 썩게한다. 부패는 균이 화학반응을 발생하게해 아민, 암모니아, 황하수소 같은 독성물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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